GTX F 노선은 과연 착공할 수 있을까요?(대곡역-의정부역 구간 위주로)

GTX A노선의 부분 개통이 지난 3월 말에 있었습니다. 지하철이 없던 동탄역에 광역급행철도가 생겨 수서까지 30분 이내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개통 후 실제 이용승객은 예상 승객에 절반에 그쳤습니다. A노선의 핵심역인 삼성역과 운정-서울역 부분이 개통되지 않았지만 GTX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A노선의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이미 착공식을 끝낸 B와 C노선과 계획이 발표된 D, E, F, 그리고 경기도가 꺼내든 G와 H 노선까지 진행중인 노선은 GTX A노선을 합쳐서 8개나 됩니다. 이 노선 중 이번 포스팅에선 F노선을 중점적으로 과연 사업시행 가능성이 있을지, 착공은 가능할지 여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GTX F

수도권순환철도망(GTX F 노선과 같음) - 출처: 경기도

GTX 노선들 중 F노선은 유일한 순환노선입니다. 경기도 주요 도시들을 한바퀴 순환하도록 선로가 짜여 있습니다. F노선은 크게 4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고양시에서 의정부 구간, 의정부에서 성남구간, 성남에서 시흥구간, 그리고 시흥에서 고양시 구간입니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처럼 경기도를 돌면서 경기도의 도시들을 철도로 이어주는 노선입니다.

그리고 F노선은 대부분의 구간을 현재 개통된 노선들을 재활용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대곡역에서 의정부역까진 현재 개통 준비 중인 교외선을, 성남부터 초지역까진 수인분당선을, 초지에서 대곡역까진 서해선을 사용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성남-남양주-의정부 구간은 F노선이 실제 건설에 들어가면 신설될 예정입니다.

GTX F 개통 가능할까?

GTX F 노선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GTX의 의미를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GTX는 광역급행철도(Great Train eXpress)의 약자로 수도권을 빠른 속도로 이어주는 열차를 말합니다. 보통 대심도(50m 이상 지하)로 설계되어 공사합니다. 

그렇다면 기존 선로들을 재활용해 사용하는 F노선이 최고 속도가 180km에 이르는 GTX 열차를 투입할 수 있을까요?

교외선 구간 문제

교외선 노선도 - 출처: 양주시

특히 대곡역에서 의정부역까지 교외선이라고 불리는 선로 부분이 과연 GTX가 다닐 수 있을지 굉장히 의구심이 듭니다.

첫번째로 현재 교외선은 '단선'입니다. GTX가 원활하게 다니려면 복선화를 해야 하는데 과연 단선으로 GTX를 운영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만약 토지수용 문제나 기존 터널 공사 문제가 해결됐다고 하더라도 GTX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한 전기 공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현재 공사 중인 교외선도 디젤 기관차를 앞 뒤로 붙여서 운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전신주를 설치할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

두 번째로 선로문제입니다. 위 교외선 사진을 보면 선로가 굉장히 구불구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GTX F 사업 계획 중 선로 개선 내용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선로 개선 사업이 진행된다면 현재 진행 중인 교외선 재개통 사업과 중복 지출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GTX F를 염두했다면 교외선 디젤열차 재개통 사업이 아닌 선로 모양을 다시 선정하고, 복선화, 전철화를 염두하고 공사를 하는 게 중복 투자를 막을 수 있다 생각합니다.

선로포화문제

이미 지하철 운행중인 선로를 사용하는 건 선로 포화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개통된 GTX A의 동탄-수서 구간은 SRT와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퇴근시간은 20분, 이외 시간은 30분의 배차간격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열차를 더 투입하거나 효율적으로 배차를 계획해서 개선할 여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선로를 사용하던 열차에 더 추가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미 한대 앞 역부터 초지 역까진 4호선과 수인분당선이 같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F노선은 이미 존재하는 선로를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미 사용하고 있는 열차'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잘 따져봐야할 것 같습니다.

마치며

GTX A노선도 삼성역 공사 지연으로 한해에 물어줘야 하는 손실보전금만 최대 60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A노선의 이용객도 예상치에 밑돌고 공사지연과 같은 악재로 계속 돈이 줄줄 새고 있어 B와 C노선마저도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물론 GTX가 개통되어 수도권 거주민들에게 더 나은 교통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과연 현재 진행중인 GTX 노선 계획들이 그저 선심성 공약이었는지 아니면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하루빨리 착공해서 새로운 경기도민의 발이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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